- 난 야식을 시켜놓고 한번도 잠들어 본 적이 없다.
배달 오는 동안 맥주나 소주를 잠시 냉동고에 넣어놓고,
상차림을 셋팅하며, 같이 볼 영상을 고르고 하는 순간들이
졸라게 즐겁기 때문에 잠이 들래야 들 수가 없는 것이다.
아드레날린인지 엔돌핀인지 도파민인지 모를 어떤 우주의 기운 같은 것이
한데 쓰까진 행복의 총체적인 호르몬이 뇌에서 발끝까지 온 몸에 흘러 넘쳐서
오히려 낮에 일할 때보다 한층 더 깨어있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한 밤중에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이 이렇게도 줫나 기쁜 행위였던가 생각했을 때
나의 뱃살은 울고 있었지만, 그것은 말하지 못하는 한낱 장기에 불과했으므로
돼야지새기야 그만 쳐무거라 하는 피하지방의 외침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조또 키모찌한 행위를 앞두고 잠을 자버릴 수 있다니...
세상엔 상식적으로 이해 못할 일들이 오지게도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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