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재료로 싸고 재밌게 가베놀이 하는법
“일상생활속의 재료만으로도 재미있는 가베놀이를 할 수 있어요”. 최근 몇년동안 유아부터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원목조각 교육도구인 ‘가베’가 거의 필수 교재로 인식되고 있지만 수십만~수백만원대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가격탓에 선뜻 구입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복잡한 활용법 때문에 구입하고도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 전문가들은 “아무리 비싼 교구라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나무토막에 불과하다”며 생활속의 가베교육이라는 반가운 제안을 한다. 육아사이트 맘스쿨(
www.momschool.co.kr)과 문화센터 등의 인기 가베강사 김미영씨의 도움말로 쉽고 재미있게 가베놀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가베는
10개의 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단계마다의 강조점이 있다. 가베를 처음 접하는 아이라면 1단계부터 차례차례 단계를 밟는 것이 좋다.
▲1가베는 동글동글한 구의 형태이다.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점토나 공이 좋은 재료가 된다. “점토로 동글동글 맛있는 도넛 만들까” 말하며 구 모양을 만들어보거나 재료나 크기별로 다양한 공을 가지고 공놀이를 하며 대근육 운동을 해 보라는 제안.
▲2가베에는 구와 정육면체, 원기둥이 등장한다.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원기둥 모양은 두루마리 휴지의 심. 이런 형태가 또 어떤 것이 있나 찾아보고 세우고 굴려보면서 평면과 곡면의 차이를 느껴본다. 휴지심을 불어 빨리 굴리기 경주를 해도 재밌다. 휴지심을 펼치면 직사각형이 된다는 것도 보여줄 수 있다.
▲3가베는 2가베의 정육면체를 작은 정육면체로 자른 것이다. 두부나 빵, 케이크 등 정육면체 재료로 직접 분할하는 것이 좋은 교육방법이 된다. 커다란 정육면체 덩어리를 가지고 가로·세로·높이를 똑같이 맞춰 자르면 8개가 나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이용 빵칼로 직접 잘라보게 하면 즐거워한다. 잘라진 것들을 먹을 때는 몇개중의 몇개 식으로 알려주면 쉽게 분수개념도 가르칠 수 있다.
▲4가베는 직육면체 분할. 자르는 방식에 따라 다른 모양이 나온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과자상자 등 각종 직육면체 상자들을 활용하면 좋다. 상자들을 펼쳐 전개도가 ‘도형의 옷’이라는 것도 함께 설명할 수 있다.
▲5가베는 삼각기둥을 모아놓은 것으로 사각 샌드위치를 대각선으로 잘라가며 설명해 줄 수 있다.
▲6가베는 직육면체를 가로와 세로로 자른 것으로 여러 조형물을 만드는 건축가베로 중요하다.
▲7가베는 정사각형, 삼각형, 원 등 평면도형들로 여러모양의 납작한 과자나 색종이를 이용하면 된다. 같은 모양의 면들을 쌓아 입체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8가베는 여러가지 길이의 막대세트다. 실제 가베는
2.5㎝부터 5㎝,
7.5㎝ 식으로
2.5㎝의 배수 6종류가 있다. 빼빼로나 빨대, 수수깡 등이 좋은 재료가 된다. “성냥개비 몇개로 정삼각형 몇개를 만들어 봐라” 하며 어렸을 때 하던 성냥개비 퍼즐을 해도 좋고, 수수깡이나 빨대 등으로 집안 물건들의 길이를 재며 배수개념을 심어줄 수도 있다.
▲9가베는 3가지 크기의 고리와 반고리이다. 양파링, 색종이 목걸이, 모루 등을 이용해 직선을 말면 곡선이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
10가베는 점의 개념을 가르치려는 것. 점을 연결하면 선이 되고 선이 모이면 면이, 면이 모이면 입체가 된다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점토를 작게 말아 이쑤시개로 연결하고 입체로 세워 뚫려있는 정육면체 모양을 만들면 쉽게 설명할 수 있다.
◇‘가베’란=가베는 독일의 유아교육학자 프리드리히 프뢰벨이 개발한 교육도구. 독일어로 ‘선물’이라는 뜻이다. 단계별 수업을 통해 입체, 면, 점, 선 등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창의력과 수리능력 등의 개발을 도와주는 원목조각의 교구이다. 국내에는
1980년대초 한국프뢰벨이 일본식 표기인 은물(恩物)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가베 열풍이 분 것은 제7차 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부터. 초등학교 수학과정 대부분을 가베로 풀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아예 가베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 김강사는 “점, 선, 면 등으로만 구성된 교구 자체는 추상적 도형 형태라 단순하지만 그 안에서 굉장히 많은 부분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가베의 장점”이라며 “가베교육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이름을 알려주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만져보고 느껴보는 즐거운 놀이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숙기자
song@
kyunghyang.com〉